에메랄드 섬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보내는 글 “나는 더블린에 있어!!!”

Table of Contents

“나는 더블린에 있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 문장이 곱씹어보면 아직도 어색하다.

ireland_liffey
아일랜드 시티센터 리피강(Liffey)

10년 전의 나에겐, 아니, 5년 전의 나에게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일이었는데, 지금은 아쉬울 만큼 무덤덤하게 얘기한다.

열여덟 살, 일본행이 정해진 그 때엔, 세상을 다 가진 것만큼 그렇게 벅차고 기뻤는데.

스무 살, 친구와 교토의 어느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며 “또 다른 나라에서 만난다면 정말 좋겠다. 우리 런던에서, 아니 뉴욕에서 만난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라며, 생각만으로도 설레던 때가 있었는데.

직항도 없는 멀고 먼 이 나라에 왔고, 아일랜드에 온 지 3개월 만에 강원도 여행을 가는 것처럼 아이슬란드도 다녀왔다.
반년 사이 런던도 두 번 다녀왔고, 네덜란드에도 그리고 독일도 다녀왔다.

설렘과 들뜸, 기대와 흥분이 어쩌다 이렇게 옅어졌을까, 오랜만에 스스로가 조금은 가여워졌다.
아직 스물 여덟 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음 달이면 스물 아홉이긴 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먼 나라에 와서, 어릴 때 먼 곳으로 떠나보고 싶던, 그토록 바랐던 꿈을 이루고도 “나는 더블린에 있어!!!”가 아닌 “나는 더블린에 있어.”로 끝내기는 아쉽다.

Ireland_Bray
아일랜드 브레이(Bray)

글을 쓰는 것도, 매일 영어, 한국어, 일본어로 글을 읽고 쓰니깐. 일이 바쁘니까, 현실을 즐기기도 바쁘니까 등등의 핑계로 중단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현실에 충실해서, 하루하루의 기쁨이 충족되기 때문에 굳이 글을 쓸 이유가 없기도 하다. 그래도 나의 말로 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글을 쓰는 것을 멈춘 것은 사실 귀찮음이 큰 이유이긴 하다.

그래도 위에서 말했듯, 아무래도 나의 기록을 남기고 모르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은 아쉽기 때문에 다시 마음을 잡고, (예전보다는 조금 더 노력해서) 글을 써보려고 한다.

Ireland_howth
아일랜드 호스(Howth)

돌아오겠습니다! (기약 없음.)

Share this Post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View More Posts in